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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 02 / 17
그문화 다방 & 갤러리
       

아트 콘텐츠 그룹 ‘mqpm system’이 운영하는 유틸리티 아트스페이스 ‘그문화(www.artetc.org)’가 마포구 서교동에서 당인동으로 자리를 옮기며 ‘그문화’ 간판에 다방과 갤러리를 더했다. 서교동시절부터 갤러리를 함께 운영해 왔으니 이사하면서는 다방만을 더한 셈인데, 나뉜 듯 나뉘어있지 않은 ‘그문화’에는 ‘그 공간’이 담겨 있다.
 
 
외부전경
 
사실, 갤러리나 카페의 인테리어들은 경향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어느 동네 무슨 카페의 인테리어가 괜찮다더라, 소문이 나면 어느 동네엘 가도 그 ‘유명한’ 카페의 인테리어와 별반 다르지 않게 꾸며진 카페를 쉽게 만날 수 있지 않은가. 공간의 주인들이 지닌 취향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 게다. 취향이라는 것마저 배제되었다면 세상엔 온통 같은 디자인이 덧칠된 공간만 수두룩할 테니. 이처럼 지극히 개성적이되 한편으로 몰개성한 ‘트렌드’에서 한 걸음 비켜 있는 그문화는 당인동에서 그문화가 차지하는 물리적인 영역만큼의 공간만으로 ‘그렇고 그런’ 갤러리나 카페들과 구분된다. 그문화로서는 넓고 쾌적한 공간을 잘 꾸며놓고 사람들을 맞이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당인동으로의 입성이 더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서두에 언급했듯 그문화의 정체성은 문화공간이므로.
 
대개의 문화공간은 높은 수익을 바라지 않는다. 문화공간이 갖는 존재의 목적은 기회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기회란 작가가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이 되고, 문화공간이 보다 다양한 작가를 발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 같은 기회가 특정 공간에서 만들어내는 활기는 잠들어 있던 골목 구석구석을 깨우고,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 모은다. 단점이라면 골목 본연의 고즈넉함이 순식간에 스러진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이 단점은 매우 치명적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홍대 곳곳의 골목들이 그렇게 잠식당한 채 상업주의에 무릎 꿇지 않았던가. 정들었던 카페가, 사색을 선물하던 소규모 갤러리들이, 골목의 변화로 높아진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짐을 꾸려야 하는 모습을 얼마나 많이 보아왔느냔 말이다.
 
 
그문화갤러리 전경 + 이문현, Fake 신문, 297X420mm, 2010 (사진 하단 우측)
 
그렇다고 해서 문화공간의 등장이 골목의 흥망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골목과 동네의 변화를 촉발시킬 수는 있겠지만 정작 망가뜨리는 것은 자본이다. ‘동네’들의 지속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는 자본은, 지역의 역사를 관통하는 터줏대감들을 몰아낸다. 한 쌍의 장승처럼 동네를 지키던 구멍가게, 식당, 세탁소 등의 터줏대감들이 자취를 감추면 한 지역의 공간성이, 역사가 사라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그래서 그문화는 당인동에 자리를 잡았다. 기억 속에서나 남아있을 법한 ‘동네’의 모습을 아직 간직하고 있는 당인동에서 그문화는 스스로 당인동의 마지노선을 자처하려 한다. 이 고즈넉한 동네가 한 순간에 몰개성적인 골목으로 변하지 않게 하고 싶다. 더 나아가 당인동이 지니고 있는 특유의 문화에 새로운 문화를 접목시켜 꽃피울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이것이 그문화가 인테리어보다 당인동이라는 공간 자체에 주목한 이유다.
 
 
그문화갤러리 전경
 
 
화장실 전경
 
인테리어에 신경 쓰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그문화에 들어서면 정갈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꼬박 5개월 여 걸려 완성한 인테리어의 특징은 노출콘크리트, 함석, 그리고 나무다. 이 특징은 공간을 ‘빈 도화지’로 만들기 위한 최적의 요소들이었다. 전시가 열리는 공간이므로, 작품이 곧 인테리어가 될 수 있도록 심심하게 꾸민 것이다. 작품이 걸림으로써 ‘too much’한 공간이 되면 그문화에게도 작품에게도 안 좋은 일이니 말이다.
 
책장이나 테이블에 쓰인 나무를 제외하면 모두 무채색으로 꾸며진 것이나, 함석을 덧대 자석만으로도 그림을 걸 수 있게 한 것, 간접 조명을 사용하되 영상작품을 설치하기에 편리하도록 여러 개의 스위치를 설치한 것 모두 같은 이치다. 작가나 전시 성격에 따라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인 것. 그문화는 더하는 것보다 덜어내는 것이 왜 좋은지에 대한 ‘좋은 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고재욱, Welcome to Coesfeld, 6' 44", 2011 (사진 상단)
Process book/the Form of Tension, 2' 27 / 감윤경, 흔들린 풍경, 4' 4", 2009 (사진 하단 좌/우)
 
지금 그문화에서는 〈안녕하십니까?〉 전이 진행 중이다. 안녕하냐고 묻고 안녕하다고 대답하며 일상을 살아가지만 과연, 지금 이 상태를 평화롭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된 전시다. 30여 명의 젊은 작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갤러리 도면을 참조하여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하도록 각자의 작품을 자율적으로 선택, 출품해 전시했던 1부와 ‘평화’라는 주제 아래 5개 집단으로 나누어 진행한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2부로 진행된다.
 
 
그문화다방 전경
 
한편, 갤러리보다 조금 늦게 출발하는 다방은 2부 전시가 시작되는 2월 19일 즈음이면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주경야독하듯 주다야싸(낮에는 다방, 야간에는 싸롱)로 운영하게 될 다방에선 은은한 커피향과 함께 문화를 아우르는 이야기들이 넘쳐흐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골목 가득 퍼져나갈 커피향과 소곤거리는 이야기 소리를 따라 흘러 들어온 사람들이 함께 피워낸 문화는 당인동을 메운 오래된 벽돌처럼, 동네로 스며들 것이다.
 
글, 사진 정윤희_객원 기자  
 
tag.  웹진 , 전시 , 갤러리 , 서울 , 유정 , 공간 , 당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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