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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 10 / 29
감성을 그린 공간, 그리다꿈
       

 
비 온 뒤 여기저기 솟는 죽순처럼, 언제부터인가 합정동 일대에 카페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커피 마시고 수다 떠는 그냥 카페부터 그림도 보고 커피도 마시는 갤러리 카페,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는 북카페까지 이름도 공간도 각양각색이다. 지난 7월 합정동 골목길에 합류한 ‘그리다꿈’은 너도나도 그냥 카페가 아니라고 입을 모으는 혼잡한 거리에서 감성메이트를 자처한다.

 
 
지난해 말 홍익대학교 정문 근처에 문을 열었던 그리다꿈은 6개월 만에 합정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락방에 올라가는 기분으로 계단을 밟아 올라가면 탁 트인 전면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아늑하던 곳을 떠난 것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홍대 앞에 있을 때처럼 나무로 된 계단을 밟아 올라가면 그린 컬러로 꾸며진 산뜻한 내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넓은 곳을 찾아 옮겨온 것이니만큼 천정과 답답해 보이는 문을 터 넉넉하게 공간을 마련했다. 낮이면 포근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에는 옅은 그린 컬러의 블라인드를 걸고, 벽지를 떼어낸 벽면에도 블라인드와 같은 컬러를 썼다. 전체적으로 눈에 피로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책에 집중할 수 있는 컬러를 선택한 것.
 
 

테이블 배치 역시 책을 읽거나 작업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4인 테이블을 벽에 붙여 2인 테이블로 사용하거나 1인 테이블 위주로 배치한 것인데, 테이블 배치만으로도 공간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독서실에 와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 같은 배치는 3명 이상이 테이블을 차지하는 순간 만들어지는 필요 이상의 소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일종의 질서를 만들기 위한 인테리어인 것. 그럼에도 경직되거나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 덕분이다. 홍대 앞 시절 곳곳에 배치해 두었던 것을 퍼즐 맞추듯 쌓아 올려 완성한 책장이 오래된 다락방에서처럼 편안하게 책을 품고 있는 모습은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3층은 보라색을 메인 컬러로 시원한 느낌이 들도록 꾸몄다. 마음 놓고 수다도 떨고 담배도 피울 수 있게 했다. 바 앞에 놓인 선반의 안내문, ‘흡연층입니다. 금연은 삼가해 주세요. 깔깔깔’만 보아도 2층에서의 기분 좋은 긴장감은 자유분방한 즐거움으로 반전된다. 2층이 책을 위한 공간이었다면 3층은 그림을 위한 공간이다. 각기 다른 크기의 테이블로 보이지 않는 그리드를 만들어 공간을 나누어 놓았던 2층과 달리, 2인용 테이블을 주로 배치해 유쾌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홀 분위기를 강조했다. 또 천정의 철골 구조물, 철제 의자, 스틸 프레임으로 된 조명 등이 전면의 보라색 배경과 어우러져 산뜻한 느낌을 준다.

 
한편, 그리다꿈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그림이다. ‘꿈프로젝트’라는 이름아래 꾸준히 전시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미술이라면 아직도 거리를 느끼는 사람들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그림을 접하고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김보민 대표의 배려이기도 하다. 큐레이터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김보민 대표가 직접 전시 작가를 섭외한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층별 공간에 잘 어울릴 법한 작가들을 초청해 각 층마다 2개월, 1개월 주기로 전시를 진행한다. 지금은 2층에서 그리다 작가의 <천사의 꿈>전이, 3층에선 레이 작가의 <레쉬의 이분법> 전이 진행 중이다.
 
 
글, 사진 정윤희_객원 기자 
 
tag.  카페 , 건물 , 인테리어 , 유정 , 웹진 , 까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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