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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 01 / 23
진천 벚꽃집
       

진천 벚꽃집
 
 
TRU 건축사사무소
 
조성익은 TRU 건축사사무소 대표로, 주택부터 단지계획에 이르는 다양한 스케일의 건축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로서 도시와 건축에 관한 연구를 병행 중이다. 서울 대학교와 예일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으며, 미국 SOM에서 초고층 건축 및 도시개발 프로젝트의 디자이너로 경험을 쌓았다. 대한민국 건축사 및 미국 건축사이며, 서울시 공공건축가로도 활동 중이다.
 
 
Reviewers’ comments
 
Reviewer A 한옥을 연상시키는 지붕과 현대적 느낌의 하부구조가 조화롭게 구성된 느낌이다. 얼핏 대웅전의 비례감이 떠오를 정도다. 길게 뻗어나온 지붕 아래 테라스 풍경이 소박하고도 섬세하다. 건축주의 삶과 건축가의 언어가 일치하는, 그러면서도 저비용으로 효율적인 작업을 수행한 작품이다.
 
Reviewer B 화려하지 않지만 귀농이라는 소재를 감성적으로, 그리고 재미있는 디테일로 잘 풀어놓았다. 집의 앞뒤에 따라 대조되는 표정 관리가 재미있다. 양옥 같은 부분은 어설픈 모자처럼 보일 수 있는 동시에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많은 고민을 비춰준다. 다락방과 그 테라스의 처마공간은 헛간같은 개념으로 숨어 있는 듯하다. 신선한 시도가 돋보인다.
 

목조와 콘크리트조 사이
 
정현아

진천 벚꽃집은 콘크리트 몸체에 나무로 만든 지붕을 얹고 있다. ㄴ자로 꺾여 수직적으로 들어 올려진 박스 덩어리에 수평적으로 길게 내밀어진 목조 지붕이 더해진 구성이다. 드라이비트의 하얀색과 목조 스테인이 만드는 깊이감의 차이로 두 시스템은 더욱 선명하게 대비되어 읽힌다.
첫눈에도 목조 지붕이 도드라졌다. 목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묻자 건축가는 집에 한 가지 특별함을 만들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러고 보니
벚꽃집을 둘러보면서 생겨난 질문 중 대부분이 지붕에서 시작되는 듯하다. 목조 지붕으로 어딘지 한국적인 느낌이 나는 공간이 되었고 지붕
구조로 설계 중 구법상 풀어야 할 문제도 대두되었을 것이다. 건축가는 집의 구석구석에 몇 가지 전통공간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을 쓰고 있다. 목조 지붕 외에도 툇마루, 다락, 망루, 뒷마당의 돌담, 온돌방과 아궁이(비록 구현되지는 못하였지만), 검은색 기와 등 전통 공간을 설명하면서 쓰이는 단어들이 벚꽃집의 각 공간들을 명명한다.
이러한 공간들은 벚꽃집의 특별함을 만드는 장치가 되었다. 또한 우리의 집단기억에 자리한 익숙함과 편안함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동시에 집에 이식되어 삽입된 전통공간은 현대적인 주택의 구성 방식과 충돌하여 충분히 통합되지 못한 모습도 드러낸다. 집은 완만한 경사가 있는 땅에 남쪽을 향하여 길게 놓여 있다. 건축가는 건물을 3층으로 올리고 최상층에 조망공간인 망루를 놓았다. 그러나 목조 지붕의 긴 수평선이 강조된 상황에 왜 굳이 높은 공간을 필요로 했을까? 오히려 2층에서 좀 더 풍부한 외부와의 접촉이 생겨야 하지 않았을까. 2층의 쓰임이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3층의 외부공간에 의문이 생긴다.
 
 
진천 벚꽃집은 콘크리트 몸체에 나무로 만든 지붕을 얹고 있다.
 
이제 집 안으로 향하려니 막상 집의 입구를 찾기 어려웠다. 현관을 대지 진입의 가장 반대편에 놓았음에도, 도로에서 집까지 이르는 적절한 외부공간이 연출되지 못하여 동선이 현관으로 유도되지 않았다. 건축가는 어디서든 외부와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 했지만 도로에서 가장 가깝고 깊은 처마와 너른 마루가 설정된 주방공간만이 출입구로 느껴졌다. 전체적으로는 서양식 평면 구성을 기본으로 하면서 전통공간을 부분적으로 넣고자 한 것이, 집의 평면 구성과 경험의 동선을 다르게 작동시키게 된 것 같다. 이러한 간극은 집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여겨지는 목조 지붕 아래에서도 발견되었다. 거실의 오픈된 상부에 다락을 놓았음에도 거실에서 다락으로의 접근이 불가능하였다. 1층 거실에서 다락을 가기 위해 뒤쪽 계단으로 올라가 외부 테라스를 거쳐 다시 거실이 내려다보이는 다락으로 접근하는 동선은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2층의 평지붕 파라펫 옥상과 목조 지붕의 깊은 처마가 만드는 테라스 공간은 두 시스템의 충돌이 일어나는 가장 흥미롭고 중요한 공간임에도 충분히 탐구되지 못한 듯하다. 내부공간의 연장과 무관한 깊은 처마공간은 어색하게 남아 있다. 1층 매스의 지붕을 목조로 선택하면서 필연적으로 콘크리트 구조와 목조가 만나는 부분에 건축가의 고민이 있었을 거라 짐작된다. 하지만 구법의 분리가 평면상의 조직과 통합적으로 고민되지 못하여, 구법의 충돌이 일어나는 부분에 공간의 경험이 의미 있게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벚꽃집은 단순히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목조의 구법상 혼합 문제를 넘어, 두 시스템이 만드는 형태와 공간체계 사이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벚꽃집은 단순히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목조의 구법상 혼합 문제를 넘어, 두 시스템이 만드는 형태와 공간체계 사이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벚꽃집에 끼어든 전통공간의 뉘앙스들이 현대적 재료와 수입된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지붕 위 평기와는 독일제
기와이고 목조 지붕은 수입 글루램을 사용해 서양식 구법으로 지어졌다. 가장 적합한 방식을 찾기 위해 건축가는 고민과 노력의 시간을 가졌을
거라 짐작되는 부분이다. 건축가는 생각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서 사회의 산업과 기술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전통건축의 구법을 전수하여 현대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하였다. 한옥공간에 대한 우리의 향수와 욕구는 이제 수입된 재료와 기술로
유사하게 재현된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우리는 차 안에서 건축가 각 개인의 시도가 사회의 경험과 기술력이 되지 못함을 토로하였다. 새로운 시도를 위해
건축가들은 각자 외롭게 노력하고 시행착오의 시간을 갖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에 누군가 비슷한 시도를 하고자 할 때, 처음의 누군가와
똑같은 노력과 시간을 거쳐야 한다. 각 개인이 고생스럽게 시도하여 얻어진 기술적 노하우들이 사회 시스템으로 기록되고 축적되어 시도가
거듭될수록 더 발전적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였다.  어쩌면 벚꽃집의 가치는 건축가가 그에게 가장 익숙한 구축 방식 한 가지를 취하지 않고, 목조와 철근콘크리트의 두 시스템을 접합한 것에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벚꽃집의 몇몇 아쉬운 점도 바로 그 지점에 머물렀다고 생각한다. 구축의 시스템이 어떤 뉘앙스를 만드는 데에 그치지 않고, 논리와 질서를 가진 공간체계 속에서 몸으로 체험되는 경험으로 자라나길 기대한다.
 건축가는 건물을 3층으로 올리고 최상층에 조망공간인 망루를 놓았다.
 
정현아는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하였다. 2004년부터 디아건축을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 주요작으로 신사동 근생, 대전 한의원, 용인 주택, 분당 독수리학교 등이 있다. 서울시건축상을 수상하였고, 하버드대학교 <한국현대건축>전에 초청된 바 있으며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설계: TRU 건축사사무소(조성익)
설계담당: 최제일, 윤경옥, 박준호, 김도연
위치: 충북 진천군 백곡면 사송리 485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2,499m2
건축면적: 132m2
연면적: 215m2
규모: 지상 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목조
마감: 백색페인트, 평기와
목구조계획: 스튜가 목조건축연구소
구조설계: 은구조
기계설계: 선우ENC
전기설계: 준영ENC
시공: 디아키즈
설계기간: 2012. 10.~2013. 03.
시공기간: 2013. 03.~09.

자료제공 TRU 건축사사무소│사진 신경섭

 
tag.  건축 , 건축사진 , 건물
       
월간SPACE 2014년 1월호 (5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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