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Magazine
 
SPACE Magazine
Google
     
 
+ E-SPACE >> E-MAGAZINE >> ARCHITECTURE
2013 / 11 / 20
9X9 실험주택
       


 
 
9×9 실험주택
 
 
스튜디오 아키홀릭│studio Archiholic
 
 

정영한은 한양대학교 대학원 건축과를 졸업하였다. (주)건정종합건축사사무소를 거쳐 (주)롯데건설에서 해외프로젝트를 경험한 뒤 귀국 후 (주)Y건축연구소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2002년 스튜디오 아키홀릭을 개소하여 현재까지 다수의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작품인 인사동의 체화의 풍경은 2013년 서울시 건축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장기 기획 전시인 <최소의 집>의 총괄 기획을 맡아 대중과 건축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Reviewers’ comments
 
Reviewer A 실험이라는 말에 걸맞는 공간적 이슈가 있다. 양주가 서서히 도시화되어 가는 과정이니 이 건물은 도시형 주택으로서의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그 실험성이 매우 혁신적이다. 건축주가 이 실험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Reviewer B 디테일이 좋고 도면 또한 잘 구성돼 있다. 비워진 공간과 채워진 공간이 엮이면서 풍부한 공간을 창조한다. 도심에 있었으면 더 흥미로울 것 같다. 이 건물을 설명하는 9X9의 모듈이 내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 연장되는 느낌이다. 공간과 프로그램도 잘 어울린다. 일본의 건축과 비슷해 보이지만 한국에 이런 시도를 하는 자체가 도전적이다.
 


함수로서의 건축,
혹은 단독주택의 형식과 현상
강호원(홍익대학교 교수)
 
경제적인 이유가 크기는 하나, 최근 국내 주거 형식은 아파트 일변도에서 다양화, 소형화라는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형 아파트가 최근까지 그나마 각색각양의 생활을 나름대로 수용할 수 있었던 건축적인 이유는 역설적이지만, 그 균질성과 규모에 있다. 균질성은 다양성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실제 생활공간이 넓다는 것은 허용 범위가 크다고 바꿔 말할 수 있다. 작을수록 허용 범위가 좁아지고 풍부한 생활공간을 얻기 위한 또 다른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일반적으로 주택, 특히 단독주택은 다른 건축 유형과 몇가지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우선 주택은 생활에 가장 밀착된 건축이라는 점, 그리고 건축주의 생활감과 취향이 설계에 압도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건축설계라는 행위를 일종의 함수라고 가정한다면 대지 주변 환경은 또 다른 변수의 한 가지이다. 건축설계가 일종의 함수라는 가정은 건축의 본질적인 성격에 기인한다. 건축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어딘가 외에는 존재할 수가 없으며, 이미 있는 것들과 관계성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원형은 변수에 의하여 변형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 주택의 주변 맥락은 명확하지 않다. 주택단지로서는 밀도가 결여되어 있고 산림, 밭, 비닐하우스, 농가와 작업장이 혼재한 상황이다. 또한 미래의 변화도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나마 미시적으로 볼 때 몇 가지를 찾을 수 있다. 전면도로에서 대지 너머로 보이는 풍부한 산림, 찌그러진 대지 형상, 그리고 대지 남서쪽 건축제한선에 의한 여백 부분과 그에 이어지는 인접지의 주택(동시기에 동일한 건축가에 의한 것). 그렇지만 이러한 요소들은 이 주택의 변수로 거의 작용되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정방형 평면 계획이 우선되어 법규 내에서 거의 최대한의 정방형 평면을 가진 입방체가 대지에 배치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풍부한 녹색을 배경으로 한 새하얀 박스가 디자인됐고 나름의 아름다움이 느껴지기도 한다.이 주택은 건축 형태와 구성의 논리에서 몇 가지 모순을 안고 있다. 우선 이 주택은 단독주택이라기보다는 다세대 주택이라고 부르기 적합하다. 2개의 다른 주택이 외관상 하나로 보이는 볼륨에 속하고 있지만 1층에는 건축주의 모친이, 2층에는 건축주 부부가 거주한다. 1층과 2층은 다른 입구를 갖고 있어 내부에서는 서로 통하지도 않는다. 표층에는 두 종류의 크기로 제한된 정방형 개구부들이 불규칙하게 배치되어 전체로서는 균일한 표면을 표방하고 있다. 이들은 지붕 또는 천장까지 미쳐, 수직면뿐만 아니라 볼륨 전체에 걸친 균일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건축가가 표방한 이 균일성은 북서면 개구부에서 오롯이 깨지고있다. 그것이 내부의 프로그램에서 기인됐음은 분명하다.
평면 계획, 특히 2층 평면은 강한 도식을 가진 원형을 명시하고 있다. 외곽(내력벽)은 정확한 정방형이고 그 안쪽에 ‘퍼니처 코리도’(furniture corridor, 이하 FC)란 선상의 띠가 달라붙었다. 또한 그 안쪽에는 유리에 의하여 나뉘어진 외부공간이 있다. 내부에서 외부(또는 외부에서 내부)를 향해 층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축가는 평면 중앙의 외부와 FC 사이의 부분을 융통성이 풍부한 거주공간이라고 설명한다. FC에 내장된 장치(책상, 주방설비, 수납, 화장실, 샤워실 등)에 의해 그 기능이 환기되는 곳이다. 그러나 너무나 한정된 크기, 또는 건축가가 이 집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한 작은 테이블과 소파로 인해 그 융통성은 동결되었다. 필연적으로 개구부가 FC에 막히면서 내장장치와 자연광에 대한 별개의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설계자가 설정한 랜덤한 다공성이라는 성질은 그 규칙상 어떤 융통성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건축가는 자신이 스스로 설정한 규칙과 잘 사귀지 못했던 것 같다.
건축가의 의도는 드로잉이나 스케치, 모델(계획), 그리고 현실의 건축(현상)에서 표현된다. 여러 레이어가 겹쳐진 공간 구성은 가장 안쪽 경계인 유리로 더 복잡하게 구성되어 기묘한 느낌조차 든다. 그 원인은 거리감의 상실인 것 같다. 복잡한 평면 형태를 가진 유리는 단순히 내외의 경계를 분리하는 장치가 아니다. 투명과 불투명, 반사 등의 그라데이션에 의해 시선의 이동이나 외부의 변화를 증폭하고 감각을 교란하는 애매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장치다. 규모의 제한 속에서 공간적인 풍부함을 획득하려는 건축가의 의도는 이점에서는 성공하고 있다.
건축가는 이제까지 자영으로 시공까지 해왔으나, 이번 주택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 매우 후회되어 다음 기회에는 다시 자영시공을 시작하겠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질 좋은 시공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자력으로 시공까지 해결하려는 설계자의 건축에 대한 진지함에 솔직히 고개가 숙여진다. 한편 정밀도가 높은 시공이 아니라도 성립 가능한 설계를 지향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인 것 같다. 경험이 많기는 하지만 처음
으로 시도하는 단독주택 설계의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얻은 건축가가 다음에 설계할 주택에서 어떤 발전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Section
 
 
The surrounding context of this house, however, is unclear. It is a residential complex lacking in density and containing a mixture of woodland, fields, poly-tunnels, farmhouses and the farmer’s workspace.
 
 

주거와 거주 사이의 다공성
 
정의엽(에이엔디)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원형적인 건물의 형태는 무엇일까? 그중 하나는 박스에 구멍을 몇 개 내어 사람이 드나들고,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조각과 다르게 건물은 항상 내부의 표면과 외부의 표면을 연결하는 개구부를 만들어야 한다. 이질적인 영역의 경계 안팎에 구멍을 내는 일은 외견상 단순해 보이지만 건축의 본질적이고 중요한 과제이다. 좀 더 나아가 주거를 위한 건축은 물리적인 개구부만이 아니라 심리적, 논리적, 시간적 영역의 경계를 구성하는 표면의 다공성을 수반하기도 한다. 이 주택은 다양한 층위에 뚫린 개구부들을 통해 거주성을 확보하려 한다.
 
대지와 추상적 공간 사이의 조리개_ 한가로운 전원에 완벽한 흰색의 외피를 한 이 주택은 멀리서도 쉽게 인지된다. 탈색된 박스는 주변의 자연과 극적으로 대비되어 마치 삭제된 영역처럼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면 외부 표면의 개구부 사이로 드러나는 것도 내부의 흰 속살, 그리고 내부의 깊은 공간에 중정이 자리한다. 실내공간과 중정을 분리하는 투명한 표면, 그리고 심플한 공간은 다시 외피의 구멍을 부각시켜, 자연 풍경과 빛을 실내의 주인공으로 만든다. 가구와 사람들은 사라지거나 개별적인 요소로 분리되어 드러난다.
 
질서와 임의성 사이의 간극_ 산술적 논리와 형식들은 이 집을 구성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임의성으로 빠뜨린다. 이 집의 평면은 9m 길이의 정사각형과 그 내부의 9분할의 공간구성에서 시작하지만, 곧 변형되어 기능적 요소들 또는 다른 형식들과 결합한다. 다른 형식적 논리도 질서를 부여하다 조용히 사라진다. 예를 들어 1.2m와 1.8m의 정사각형만을 외피의 개구부와 내부의 조명 치수로 이용하려 했으나 주차장 출입구로는 너무 작고 침실 조명으로는 너무 큰 것이었다. 거주성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형식논리가 정조준되지 않으면 논리가 완벽하게 전개되었다 할지라도 사실상 그 토대가 임의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주거와 거주자 사이의 오프닝_70대 여류 화가의 여생을 보낼 주거공간으로 계획되었으나 이후 2세대가 동시에 거주하는 집으로 바뀌면서 이 집의 계획 의도와 실제 주거 사이의 이질성과 충돌이 드러나게 된다. 거주자가 바뀌었을 때 애초의 계획 의도와 결과적인 거주 방식은 서로 다른 표면으로 이탈되었다. 다행히 이 집은 그 사이를 연결하는 틈을 가지고 있다. 내부공간의 중심부를 특정 기능으로 고정해 놓고, 주변부를 최대한 가변적인 성격으로 열어두어 거주자는 자신의 방식에 맞게 거주할 여지를 가진다. 예를 들어 1층의 중심부에 화장실과 보일러실을 두었기에 기존의 화실공간은 침실로 쉽게 변경되었다.
 
가변성과 구성 사이의 틈_ 주거공간의 가변성을 높이기 위해 2층의 가구들을 외벽 쪽으로 밀착하고 안쪽에 최대한 융통성이 높은 영역을 만들고자 하였다. 이 융통성은 가구를 분리해 요소화하고 거주자가 공간과 그 요소들을 결합하는 조합의 가능성을 극대화함으로써 얻어진다. 여기에 가변형 벽체로 가구를 가릴 수 있게 하여 실내공간을 기능에서 해방시키며, 동시에 내부공간을 내향적으로 반전시킨다. 하지만 중정의 복잡한 모양 때문에 내부의 여유 공간이 협소하여 실제 거주자가 개입할 여지, 즉 가구와 공간의 조합 가능성이 상당히 제한된다. 중정의 외형을 최소화하지 않은 것은 구성적 공간에 대한 의지 때문일까? 가변성은 구성적 켜와 충돌하며 구멍을 남긴다.
최소와 최대 사이의 구멍_ 작품 설명에 의하면 건축가는 이 집에서 거주자의 개입을 최대화시키는 최소한의 주거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물질성을 제거하고 최소한의 색, 형태, 재료, 규칙들을 이용하여 시각적으로 미니멀해지는 것과 가변성을 높이는 평면 등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도구들이다. 하지만 이면의 이질적인 의지와 우연들이 충돌하여 만들어진 구멍들이 이 집을 둘러싼다. 이 다공성은 거주와 주거, 계획과 현실, 건축가와 거주자 혹은 건축가와 집 사이를 연결하고 있다.
 
 
 
The floor plans, particularly that of the second floor, clearly demonstrate an original form with a strong diagrammatical sensibility. The bearing walls form a square, along the inside of which stretches a linear furniture corridor. On the inside of this are external spaces divided by glass.
 

설계: 스튜디오 아키홀릭(정영한)
설계담당: 김보람
위치: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삼상리 77-2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195.00m2
건축면적: 78.32m2
연면적: 93.24m2
규모: 지상 2층
주차: 2대
높이: 6.3m
건폐율:40.16%
용적률: 47.82%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스터코플렉스
내부마감: 석고보드 위 도장
구조설계: 티섹구조 엔지니어링 사무소
시공: 류승환
설계기간: 2011.12 ~ 2012.05
시공기간: 2012.06 ~2013.05
 
자료제공 스튜디오 아키홀릭│사진 김재경
 
 
tag.  건축 , 건축사진 , 건물 , Architect
       
월간SPACE 2013년 11월호 (552호) 
 
기사에 관한 여러분의 의견을 달아주세요.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
 
 
+ 다른 기사 보기
추상화된 표면: 운생동건축사사무소
자유공간: 2018 베니스비엔날레
가파도,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다
북한 건축계와의 교류, 어떻게 시작할까?
서림연가
건축을 배운다는 것의 의미
가거지지 (可居之地)
깍지집
알로이시오 가족센터
역사지구 건축재생을 위한 공간 엮기: 중국 창저우 칭궈썅 지구
KB 청춘마루
K26 다이빙풀
불완전함이라는 가능성: 네임리스 건축
판교 K&L 주택
다시 깨어난 브루탈리즘: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
공간의 울림, 건축영상
풍경이 되거나, 풍경을 담거나
플레인 하우스
로모 V-하우스
미래를 감각하다: 현대자동차 파빌리온
아이거 뭉크 융프라우
양산 어린집
청운동 붉은 벽돌집
화정동 삼각집
면목 119안전센터
운중 아스펜
VT 하가이스케이프
성북동 두 집
루브르 아부다비
유한테크노스 신사옥
 
 ISSUE TO TALK
 E-MAGAZINE
ARCHITECTURE
URBAN
INTERIOR
PEOPLE
ART & CULTURE
BOOKS
ACADEMIA
 DAILY NEWS
 
best tag.
이우환, 무회건축연구소, 김재관, 판교주택, 인물, 도서, 건축사진, 이미지, 음악, 도면, 디자인, 환경, 서평, 서울, 미술, , 아키텍쳐, 단행본, 인테리어, 건물, 도시, 전시, 공간, 건축가
 
 
 
고객님은 안전거래를 위해 현금 등으로 5만원 이상 결제시 저희 쇼핑몰에서 가입한 LG U의 구매안전(에스크로)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결제대금예치업 등록번호: 02-006-00001
사업자등록번호 206-81-40424 | 통신판매신고번호 제2013-서울서대문-0150호 | 대표자 황용철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박성진
㈜CNB미디어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 52-20(연희동) 03781 | 대표번호 02-396-3359 / 팩스 02-396-7331
청소년보호책임자 이름 김준 | 소속 공간연구소 | 전화번호 02-396-3359 | 이메일 editorial@space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