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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7 / 25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설계: 와이즈건축
설계담당: 이복기, 박지용, 윤아람, 권구현
협력설계: NDL건축사사무소
위치: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39-13
용도: 문화 및 집회시설(박물관)
대지면적: 345.5m2
건축면적: 144.69m2
연면적: 308.24m2
건폐율: 41.87%(법정 60%)
용적률: 71.97%(법정 150%)
규모: 지상 2층, 지하 1층
구조: 연와조
재료: 전벽돌, 열연강판
구조설계: 오푸스펄 구조
전기설계: 우림전기
설비설계: 관덕설비
조경설계: 뜰과숲
조명자문: 이온에스엘디
시공: 이인시각
설계기간: 2011.8~ 2012.1
공사기간: 2012.1~2012.5
건축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자료제공 와이즈건축 | 사진 김두호
 
 
 


 

 
 
비평 | 한 장의 벽돌에서 시작된 건축
김승회(경영위치 소장)
 
한 장의 벽돌이 놓이면서 건축은 시작된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 쓰인 벽돌은 집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재료다. 전벽돌로 마감된 기존 주택을 박물관으로 고쳐 지으면서 같은 종류의 벽돌을 다시 사용했다. 벽돌, 이 하나의 재료를 통해 장소의 기억과 역사를 이어간다. 벽돌 한 장 한 장을 모아 축조한 건물의 외벽은 이 박물관이 담고자 하는 수많은 여성의 수난사를 암시한다. 회색 벽돌은 축조의 바탕이자 장소의 기억이며, 박물관의 표상이다.

“건축은 외부의 윤곽을 축조하는 것을 넘어 삶이 담긴 공간을 직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외부 벽체에 머물던 시선을 박물관 내부 공간으로 옮겨본다. 그러나 한 장의 벽돌을 놓으면서 시작된 견고한 구축의 서사는 외부에서 내부 공간으로 들어오면서 와해된다. ‘전시 방식과 건축 공간의 부조화’, ‘정확하지 않은 디테일’, ‘적절치 않은 건축 장치’, ‘갑작스럽게 연출된 공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 내부 공간의 경험 때문이다.

전시 공간 안으로 들어서면 건축물의 외부를 지배했던 회색 벽돌 대신 백색 페인트로 마감한 공간이 나타난다. 천장과 벽을 이루는 표면은 조악하게 배열된 전시물, 노출된 전선과 조명 장치로 인해 건축적 존재로서 힘을 상실한다. 전시 공간의 흰색 면들이 힘을 잃은 만큼 중심 공간에 세운 철판 면은 공간을 과도하게 지배한다. 천장과 만나는 철판의 단면에 백색 페인트를 칠해 철판의 부피감과 무게감을 잃게 한 것은 적절한 디테일을 고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층 발코니를 사이에 두고 설치한 두 겹의 폴딩 도어는 두꺼운 창틀이 이중으로 겹쳐 보이면서 전시장에서 마당으로 향하는 전망을 방해한다.

계단이 놓인 벽면에는 오래된 벽돌이 노출되어 있다. 정확히 기술하면, 노출이 아니라 벽돌에 황토 칠을 해 더욱 오래된 것처럼 보인다. 오랜 시간을 가장한 벽돌 면 위로 떨어지는 조명, 그리고 벽돌에 새겨 놓은 손글씨. 이 연출된 계단은 마치 감상적인 무대 세트처럼 보인다.
전시 공간은 2층 발코니로 이어진다. 발코니에는 박물관의 정면을 이룬 건식 벽돌 벽의 철골 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나치게 두꺼운 철골 부재가 벽돌 벽의 크기와 어울리지 않게 세워져 있다. 구조를 낭비한 것도 아쉽지만, 벽돌과 철골 구조 크기가 조화를 이루지 못해 더욱 아쉽다.

이런 이유에서, 외부 공간에서 드러난 구축의 힘이 내부 공간에서는 실종되었다고 지적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박물관에 어떤 건축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첫째, 경사진 대지에 놓인 박물관을 포디움과 건물이라는 최소한의 요소로 설정한 것, 둘째, 건물의 윤곽을 간결한 형태로 만든 것, 셋째, 단일 재료인 벽돌을 외부에 사용한 것이다.

이 박물관의 가능성은 모두 ‘단순함’과 관련되어 있다. ‘단순함’은 형태의 단순함이 아니라 건축을 만들어내는 입장이 분명함을 의미한다. 박물관의 ‘단순함’은 배치와 평면의 명료한 체계와 외벽에 담긴 일관된 물질성에서 드러난다. 그 단순한 얼개가 건축의 진화를 담아낼 수 있는 견고한 바탕이 된다고 믿는다. 그 진화는 배치와 평면을 넘어 구조의 형식과 외부와 내부에 담긴 일관된 공간 뉘앙스, 부재 간 조율, 디테일의 조탁으로 이룰 수 있다.

한 장의 벽돌에서 시작된 건축은 역시 한 장의 벽돌로 마무리된다. 건축은 단순함의 축조, 또는 축조의 단순함이다. 
 
tag.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 와이즈건축 , 장영철 , 전숙희 , 536호
       
월간SPACE 2012년 7월호 (5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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